인정과 사랑 중에 받고 싶은 게 뭐예요?
두 가지가… 다른 거지요?
그럼요.
저는… 인정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왜요?
사랑은 너무 친밀한 관계인 듯해서요. 인정보다 더 가까운 정서니까 아무래도 안전거리 없는 느낌이랄까요. 책임과 부담도 더 클 테고요. 반대로 인정은, 신뢰한다는 거니까 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인정을 선택하겠습니다.
지난 편지에서 말씀드렸지요. 지난달부터 ‘청년 도전 지원 사업’(이하 청년 도전)에 참여하고 있다고요. 엊그제 그곳에서 전문 상담 선생님을 뵈었어요.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얼추 위와 같은 내용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선생님은 어떤가요? 사랑과 인정. 어느 쪽을 원하시는지. 드릴 수 있다면 뭐든 드리고 싶은데요. 그럴 수 없으니 사랑담아 신뢰하는 마음으로 편지를 보냅니다.
잘 지내셨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이런저런 지원 사업에 지원하며 홀로 섬을 희원하는 2월을 보내고 있는데요. 유일 대면 프로그램인 청년 도전에 몸(?)과 마음을 가장 많이 쓰고 있어요.
많은 사람과 한 공간에서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경험이 실로 오랜만이어서 서툴고 어색해요. 그래도, 재밌습니다. 안온해요. 정말로. (아직은?)
후기는 수료 후에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수료는 2월 말입니다) 대신 일정의 절반이 지난 지금, 함께 나누어볼 만한 이야기를 가져와 봤어요. 주제는 ‘나는 누구?’입니다. 영미권 선생님들(글로벌 뉴스레터였어?)을 위해 번역도 더해봅니다.
Who am I ? (성능 좋은 파파고독에게!)(🤦)
선생님은 MBTI 검사해 보셨지요? 너무 당연한 듯 물었나요? 그런 검사에 관심 없는 사람도 있을 테고, 그래서 하지 않은 분도 계실 텐데 으레 하셨으리라 단정해 버려서 언짢으신가요? 에이, 그래도 기년 간 유행처럼 번지다가 이제는 한담이나 서먹함 깨기에 필수 소재가 된 MBTI 검사를 안 한 사람이 어딨겠어요? 안 그래요?
네, 안 그래요. 저는 하지 않았습니다. 대학 때 해본 것 같은데 당연히 기억나지 않고요. (전생 같아요)
왜냐고 물으신다면. 다른 글에 적은 적 있는데요. 처음 읽는 선생님도 계시니 또 말할게요. 일단 검사 후에 제가 그걸 신경 쓸 것 같거든요. 뭐든 자연스러운 게 좋은데, 의식하고 행동할까 봐, 기준이 될까 봐 못 하겠더라고요. 나는 I니까, T니까 이러면서요. 또 유형화를 경계해요. 사람은 그보다 입체적이잖아요. 누구든.
결정적인 이유는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저의 답변을요. 검사 도구를 근거 없이 불신하는 건 연구자들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행동이니 무턱대고 의심하지 않습니다. 근거를 찾아서 불신해야지요. 아직 못 찾았고요. 그게 아니더라도 답변하는 저를 믿지 못해서 안 했어요.
사람 일 참 모른다 싶은 게 청년 도전에 참여하고 나서 벌(?)받듯이 수많은 성격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에니어그램, TCI, 홀랜드 그리고 정확한 이름은 모르는데요. 드라이버 탐색/솔루션(?)이라는 검사도 했어요. 다음 주 예정 프로그램을 위해 버크만 검사도 미리 했고요. (이건 결과를 아직 몰라요)
결과지를 받고 또 해석을 들을 때마다 헷갈립니다. 내가 아는 나와 검사 결과 속 내가 달라서? 아니요. 그보단 결과가 이상합니다(?). 설명해 볼게요.
요컨대 어떤 검사에서는 제가 규칙과 시스템을 준수한대요. 또 다른 검사에선 틀에 박힌 것이나 지시를 싫어한다고 하고요. 한 검사에선 사람을 좋아한다는데 다른 검사에서는 사람과 멀어지려는 경향이 크대요. 타인과 대면하는 직업이 어울린다는 검사 결과도 있고, 혼자 하는 일이 적성에 맞는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한 검사인데 검사 도구마다 공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니 혼란스러울 밖에요.
상담 선생님도 그러시더라고요. 여기선 이렇고, 저기선 저래서 제가 검사를 잘못한 게 아닌가 싶으셨대요. 저는 말했습니다. 저는 지금 양가감정이 심한 것 같다고요.
여기서부턴 상담 선생님이 아니라 담당 선생님(사회복지사)과의 대화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담당 선생님과도 일대일 대화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말씀드렸어요. 요즘 저의 주제가 양가감정이라고요. (관련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기도 한데요. 다음에 꼭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다가가고 싶은 동시에 멀어지고 싶은 마음. (작업을) 혼자 하고 싶은데 또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싶은 마음. 어디에서는 조용한, 어딘가에서는 소란한 태도. 왜 그럴까? 대화를 통해 하나씩 따져보기 시작했습니다.
때마다 선택이 다르다면, 감정 기복이 심해서 그런가요? 아닙니다. 저는 기복이 심하지 않아요.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대부분 조금 슬픈 채로 있어요) 어딜 가든 달라진다면 그곳에 잘 맞추는 거 아닌가요, 그렇다면 적응력이 뛰어난 거 아닐까요? 아닙니다. 적응하지 못해서 애먹은 경험 참 많아요. 그러면 사람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 아닐까요? 글쎄요. 저는 타인을 지켜보는 습관이 있지만 결국 제 식대로 살거든요.
문답 끝에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아무래도 저는,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 같다고요.
처음 들어본 관점이었는데요. 무릎을 쳤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런 거예요. 여기 좋아, 편해! 싶으면 밝아지고 능력치가 올라가는데, 그렇지 않은 곳에선 뚝딱이가 되거나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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